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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물류신문 물류로 본 알리·테무 한국에서 지속가능 할까

등록일MAR 21, 2024

출처 : 물류신문, 신인식 기자2024.03.12

물류로 본 알리·테무 한국에서 지속가능 할까 (출처 : 물류신문)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와 테무 등 중국 직국 플랫폼의 약진이 무섭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온라인쇼핑동향’ 따르면 2023년 해외직접구매액은 총 6조 7,567억 원으로 2022년 대비 26.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장하는 직구시장의 이면에는 중국 플랫폼의 약진이 있다. 전체 해외직접구매액의 56.86%가 아시아에서 발생되며 이중 중국직접구매액은 무려 85.57%나 된다. 미국과 유럽의 직접구매비율이 줄어들고 있는데 반해 중국의 직접구매비율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대비 2023년 중국직접구매비율은 2배를 넘어서고 있다.

중국 플랫폼의 선두에 서있는 알리는 국내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투자를 예고하고 있고 테무 또한 빠른 속도로 성장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물류기업들도 알리와 테무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이들이 가지고 있는 물류 프로세스는 국내 물류기업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국내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직접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오히려 물류시장의 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류의 시각으로 본 알리와 테무의 국내 지속가능성에 대해 살펴봤다. Part1. 알리, 테무 앞세운 중국플랫폼 국내 침투현황은? 알리와 테무를 포함한 중국플랫폼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은 다른 어느 때보다 국내에서 중국 플랫폼들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복잡한 반품과 환불정책, 가짜 리뷰와 사기 판매자, 짝퉁논란, 개인정보와 데이터 보호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음에도 중국직접구매액은 2022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전세계 직구구매액이 가장 큰 국가가 됐다.
[2023년 지역별 해외 직접 구매액(단위 : 백만원)] 2023년 지역별 해외 직접 구매액 (출처 : 물류신문)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온라인쇼핑동향’에 따르면 2023년 해외직접구매액은 총 6조 7,567억 원으로 2022년 대비 26.9% 증가했고 이중 절반에 가까운 해외직접구매액이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이하 와이즈앱) 따르면 2023년 사용자의 증가 속도도 알리와 테무가 1,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해외직구비중 중국이 가장 높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해외직접구매액의 대부분은 아시아에서 발생된다. 아시아에서 발생되는 해외직접구매액은 총 3조 8,417억 원으로 전체의 56.86%를 차지한다. 직접구매액이 아시아를 제외하고 1조가 넘는 지역은 북미(미국, 캐나다)지역이 1조 9,133억 원으로 유일하며 전체의 28.32%이다.

해외직접구매액의 비중이 가장 큰 아시아지역 직접구매액 중 중국 직접구매액은 3조 2,872억 원으로 아시아지역을 기준으로 봤을 때 85.57%를 차지하고 있다. 이 구매액 수치는 아시아를 포함한 전체 국가로 봤을 때도 단일국가 중 압도적으로 많은 금액이다. 즉 국내에서 발생하는 해외직구액의 절반 가까이가 중국 플랫폼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특히 그 성장률은 무서울 정도이다. 일본의 경우도 2022년 대비 11% 늘어났으나 중국의 경우 전체 직구액은 2022년 1조 4,858억 원에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절대적인 금액으로 봐도 2023년 일본 전체 직접구매액(4,741억 원)보다 2023년 중국의 직접구매액이 가장 낮았던 1분기(6,246억 원)의 직접구매액이 높을 정도이다. 이러한 구매액의 급격한 증가는 국내 물류시장에도 상당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플랫폼의 직구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는 물류기업의 관계자는 “지난해 알리와 테무의 직구 물동량은 매월 무서울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2023년 지역별 해외직접구매액 (출처 : 물류신문)
사용자수 증가 1위 알리, 테무 사용자 수 증가는 더 빨라
중국의 직접구매액의 비중이 전세계 직접구매액의 절반 가까이 되는 상황에서 이를 이끌고 있는 알리와 테무의 사용자수 증가 속도도 상당하다.

와이즈앱이 2023년 말과 2024년 초에 발표한 자료를 종합해보면 2023년 한 해 동안 사용자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앱은 1위가 알리, 2위가 테무이다. 사용자수는 알리가 371만 명, 테무가 354만 명 증가했다. 하지만 조사기간을 감안하면 테무의 사용자수 증가 속도는 상당하다. 와이즈앱이 조사한 기간은 2023년 1월 1일부터 2023년 11월 30일이다. 알리는 지난 2022년 8월을 기점으로 사용자수가 크게 늘어나고 있었고 2023년에도 여전히 사용자수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하지만 테무의 경우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시점은 2023년 7월이다. 즉 서비스를 시작한 시점과 조사기간이 11월 30일까지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반년도 안 되는 사이에 테무는 알리의 사용자수 증가속도를 넘어선 셈이다. 물론 알리의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는 테무가 공격적인 프로모션 통해 국내에 진출해 탄력을 받았을 수도 있지만 기간에 비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시장의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Part2. 알리, 테무 직구 시장의 한계 뛰어넘을까? 현재 업계에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는 알리와 테무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언제까지, 또 어디까지 갈까’이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의 관심도 높지만 물류시장의 관심도 높다.

알리와 테무는 국내에서 가성비 직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품질은 보장할 수 없지만 가격대비 성능이 좋다는 평가를 얻으면서 소비자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알리의 경우 배송시간을 7일로 당기고 가품 논란 등 국내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알리와 비슷한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는 테무는 모든 상품 무료 배송을 전면에 내세우고 알리와 차별화해 사용자의 수를 급격하게 늘려가고 있다.

하지만 알리와 테무가 현재의 영향력을 이어가면서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국내 물류기업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중국내에서 빠르게 국내로 상품을 보낸다 하더라도 국내 통관과 배송이 늦어지면 소비자들의 만족도가 떨어져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판매와 물동량이 늘어나도 직구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통관과 배송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계에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사용자수 경쟁에 이어 물밑에선 통관 경쟁하는 알리와 테무
알리와 테무를 국내 시각에서는 중국 플랫폼으로 묶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위협요인으로 본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알리와 테무는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이다. 특히, 두기업의 비즈니스모델은 상당히 유사하다. 직구만 살펴보면 알리는 무료배송에 일정 조건이 있는 반면 테무는 무조건 무료배송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차이 정도이다. 때문에 국내에서도 알리의 사용자들이 테무로 갈아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여러 수치를 봤을 때 실제 활성화 고객수의 성장률이 테무가 알리에 2~3배 정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며 “알리도 국내 시장에서 테무의 성장률을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 수입통관 현황 (출처 : 물류신문)
이러한 사용자수 성장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알리와 테무도 배송품질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때문에 물밑에선 국내로 들어오는 첫 번째 관문인 통관에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사실 통관 이후에는 국내 택배시스템을 통해 고객에게 배송되기 때문에 배송속도의 차이는 통관에 걸리는 시간이 좌우하는 것이 현실이다.

알리와 테무, 두 개 기업 모두 기본적으로 항공과 해상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고 국내에서 통관절차를 거쳐 배송된다. 문제는 국내에서 처리할 수 있는 수입 통관량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알리와 테무 외에도 해외에서 들어오는 직구 상품은 물론 수입하는 모든 기업들과 통관량 확보를 위한 경쟁을 해야 한다. 특히 국내로 들어오는 상품에 대한 통관량이 정해져 있는데 현재 수입되는 량이 통관량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국내에서 한 달에 처리할 수 있는 총 수입 통관량은 현재 월 2,100만 건 정도이다. 인천신항에 들어설 예정인 통관장을 합쳐도 한 달에 처리할 수 있는 통관량은 2,200만 건 정도로 예상된다. 이 처리량 안에서 전자상거래 수입통관도 처리해야 한다. 관세청의 수입상거래 수입통관 현황에 따르면 2023년 목록통관과 EDI수입신고(간이신고+일반수입신고) 건수는 총 13,144만 건으로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1,095만 건이다. 이 수치는 EMS(전자상거래물품 포함)로 반입되는 건 중 현장 면세된 건은 제외된 수치이다. 즉, 1,095만 건 보다 더 많은 양이 전자상거래로 수입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매월 처리할 수 있는 통관 케파에서 절반 정도 이상이 전자상거래 수입통관 물동량이라는 의미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으로 중국 직구 물동량은 월 1,400~1,500만 건 정도이며 이중 자가통관(민간기업의 자체통관시설)이 350만 건 정도 되며 나머지는 위탁통관(통관사가 자가 통관 기업에게 위탁하는 통관) 또는 세관이 운영하는 통관장을 통해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통관량 중에 현재 알리와 테무의 직구 수입량은 월 750만 건 정도로 파악된다. 알리가 월 600만 건, 테무가 150만 건 정도이다. 테무의 물량이 알리에 비해 절대적인 숫자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지난해 7월 서비스 개시 후 8월부터 본격적으로 국내로 상품이 들어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물동량의 증가율은 상당히 빠른 상황이다. 중국 이커머스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는 물류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첫 시작을 한 8월에는 10만 건 안쪽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150만 건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테무의 경우 마케팅도 상당히 공격적으로 하고 있지만 국내로 유입되는 상품이 늘어나면서 국내 통관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직구 기본 프로세스] 중국 직구 기본 프로세스 (출처 : 물류신문)
현재 중국 직구 상품이 들어오는 루트는 크게 인천공항, 김포공항, 인천항, 평택항 부산항이다. 하지만 이도 부족해 통관량을 늘리기 위해 군산항도 테스트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을 통해 들어오는 상품은 대부분 평택항을 통해 들어온다. 하지만 지금은 알리도, 테무도 해운보다는 항공화물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속도가 느려도 단가를 낮추기 위해 해상 운송을 이용해 평택항을 이용했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빠른 배송을 위해 인천 공항을 이용해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알리나 테무 모두 빠른 배송의 레벨을 맞추기 위해 항공을 많이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에서 한국으로 운송되는 속도도 차이가 나지만 항만의 경우 선사에서 컨테이너를 내려서 통관장까지 가는 통관리드타임 자체가 느리기 때문에 특송 화물에 더 최적화되어 있는 인천공항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인천공항의 통관량도 최대치를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통관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서 알리나 테무는 민간 기업이 운영하는 자체통관시설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설들도 이미 처리량을 넘어서는 물동량을 처리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천에 자체 통관시설을 운영하는 곳은 CJ대한통운, 한진, 롯데글로벌로지스와 국내 중소기업, 그리고 글로벌 기업들이 있지만 이중에서 월 통관량이 100만 건을 넘길 수 있는 곳은 CJ대한통운과 한진 두 곳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에 처리할 수 있는 물동량은 대략 CJ대한통운이 170만 건, 한진이 110만 건으로 총 280만 건 정도이다. 다시 말해 중국에서 들어오는 이커머스 물량은 물론 알리와 테무에서 들어오는 직구 상품만으로도 통관량이 넘어서는 상황이다. 물류기업 한 관계자는 “광군절과 같은 때 국내로 직구로 들어오는 상품은 2,300만 건 이상인 경우도 있다”며 “통관량을 넘어서 들어오는 상품은 통관 대기로 최종소비자에게 가는 배송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어 배송품질에 문제를 발생시키고 이는 재구매율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꾸준히 국내 판매가 늘어나는 알리나 이보다 더 급격하게 판매가 늘어나는 테무 입장에서 통관량 확보는 상당히 중요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국내 셀러 늘리는 알리, 국내 물류센터 세울까?
현재 알리는 국내에서 직접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등 한국에서 물류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을 지난해 말 발표하고 공격적으로 한국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에 국내 셀러를 대상으로 입점수수료와 판매수수료가 면제되는 ‘K-venue(케이베뉴)’를 론칭한 후 지난 2월에 추가로 지원방안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확장해 가고 있다. 때문에 알리가 국내 물류시장에 직접 진출해 물류인프라를 만들고 쿠팡과 같은 서비스를 국내에서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선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우선 국내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실제 중국 상품을 소싱해 국내에 판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국내에 수입업체를 선정하거나 한국 법인을 설립한 후 정식 수입 절차를 거쳐 상품을 수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입된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국내 인증을 받아야 한다. 한 관계자는 “전자제품은 물론 수입한 상품에 대한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현재 알리에서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 국내 인증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증을 받더라도 정식 수입에 따른 관세, 세금, 법인을 세울 경우 법인세 등 부대비용이 발생하게 되면 현재의 저가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 힘들어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빠른 배송을 원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기 위해 국내에서 직접 물류서비스를 하게 되면 현재 가장 큰 강점인 가격 정책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란 의미다. 다른 관계자 역시 “사실 알리는 글로벌 SCM을 구축한 기업으로 불가능 하지는 않을 것” 이라면서도 “정식 수입을 통할 경우 세금, 인증 등에 들어가는 비용들이 원가에 포함될 것이고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텐데 이를 헷지하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실제 알리가 국내에서 직접 진출한다 하더라도 쿠팡처럼 물류인프라를 구축하는 것 보다는 네이버처럼 국내 물류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알리가 케이베뉴를 강화하면서 국내 제조기업이나 셀러를 모집해 이를 바탕으로 국내 물류인프라 구축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이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이 국내 물류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우선 알리가 글로벌 시장에서 보여준 모습을 보면 케이베뉴의 수수료 면제정책은 얼마가지 못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내 셀러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이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물류전문가는 “알리는 기본적으로 적자전략이 아니라 처음부터 흑자전략을 사용해 왔다. 현재 국내 기업들에게는 입점수수료,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는데 이로 인해 25~30%정도 적자가 나고 있어 이 전략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국내 제조 기업들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에게 판매하고 있는 금액보다 알리에 더 비싼 판가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 면제 정책이 없어지면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네이버를 이길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알리나 테무가 이미 다른 국가에서 이미 성공적으로 시장을 공략해왔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다른 국가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한 경험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본력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라며 “현재 시점에서는 불가능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알리나 테무가 어떤 전략을 가지고 나올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Part3. 중국 쇼핑앱의 글로벌 돌풍 : 전자상거래 시장의 새로운 판도와 향후 과제 전문가 기고 /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 송상화 인천대 동북아물류대학원장 (출처 : 물류신문)
중국 쇼핑앱을 통한 온라인 직접 구매액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온라인 쇼핑동향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직접 구매액이 2019년 5,081억 원으로 처음 5천억 원을 넘어선 이후 2023년 3조 2,873억 원으로 4년간 6.5배 증가하는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쇼핑앱의 해외 직접 판매 확대는 미국과 유럽에서도 큰 폭으로 성장하며 전자상거래 시장의 경쟁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디지털을 통해 세계 어디에서든 손쉽게 상품 정보를 검색하고 비교할 수 있게 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는 과거에도 있어왔다. 하지만, 국가간 경계를 넘어서며 상품을 배송하는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한계로 인하여 국가간 전자상거래는 해당 국가에서 상품을 구매하기 힘들거나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와 같이 대규모 할인 시즌에 상품 가격 차이가 크게 발생하는 특별한 경우에 한정하여 시장이 형성되어 왔다.

최근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은 기존과 달리 특정 상품 종류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상품들에서도 가격 대비 성능이 확보될 경우 해외 쇼핑앱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패턴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중국 쇼핑앱들이 이러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이 고도화되는 과정에서 저렴하고 다양한 제품 확보가 가능해졌고, 물류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고객 경험을 최대화하는 IT 서비스 기획 역량이 맞물리며 나타나는 현상으로 판단된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서비스 고도화 및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물류 창고 및 배송 서비스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물류 서비스 운영 역량 역시 고도화하는데 성공했다.

미국경영과학회에서 매년 수여하는 경영과학 분야 최고 권위의 Franz Edelman Prize 수상 후보 기업들을 살펴보면 최근 2-3년 동안 중국 Alibaba 그룹과 JD.com이 연속으로 선정되며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상품 소싱에서 수요예측, 재고관리, 네트워크 설계 및 경로 최적화로 연결되는 물류와 공급망 관리 전체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과 최적화 알고리즘을 적용한 사례들을 논문으로 발표하며 관련 분야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Shein, PinDuoDuo 등의 전자상거래 기업들 역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공급망 관리 역량 고도화 및 물류 인프라 투자를 통해 전세계 어디든 신속하고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 가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시장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Temu앱을 서비스하는 PinDuoDuo의 경우 중국 내 셀러들이 PinDuoDuo의 물류창고에 상품을 입고하면 이후 모든 물류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제공하여 셀러들의 부담을 감소시키고 있고 효율화된 배송 서비스로 인하여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장이 더욱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러한 중국 쇼핑앱들의 해외 직접 판매 확대 배경에는 중국 내수시장의 침체로 해외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려는 중국 내 셀러, 인플레이션으로 물가관리에 비상이 걸린 주요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측면도 있다. 중국 내수시장이 침체되며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되면서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2024년 1월 0.8% 하락으로 14년 4개월만에 최저로 떨어진 상황이다. 공급 과잉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해외 시장 확대가 필요한 셀러들은 Aliexpress, Temu, Shein 등 국가간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상품을 올리면서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추었고 글로벌 서비스 역량을 갖춘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해당 상품을 전세계로 밀어내며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장이 특정 카테고리를 넘어 일상 생활용품으로까지 빠르게 침투하는 결과로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 물가를 낮추기 위해 고심하던 주요 국가 정부들은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장이 다양한 상품 종류로 확대되는 것에 대해 규제하기 보다는 시장을 모니터링하는 수준으로 지켜보는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 확대에도 불구하고 국가간 전자상거래는 시장의 왜곡과 불공정의 문제를 유발하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전자상거래 통관의 경우 하나의 컨테이너에 다양한 화주와 상품 종류가 연결되어 있어 컨테이너 단위로 상품을 확인하는 기존 통관 방식으로는 정상적인 통관이 어렵고 일정 가격 이하 상품의 경우 관세 부과를 면제하는 De Minimis 규정에 따라 저가 상품의 경우 통관을 간소화하여 수입이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상품 내역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함에 따라 가품 및 위조품 통관을 막기 어렵고 마약과 같은 위해물품 확인도 쉽지 않은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를 통관 단계에서 막기 위해서는 막대한 인력과 시간이 소요되어 현실적으로 이를 모두 막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또한, De Minimis 규정에 따라 관세 부과가 면제되고 부가가치세 역시 면제되면서 정상적 절차를 거쳐 수입된 상품들보다 낮은 가격에 상품이 유통되는 불공정의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일상 생활용품에 대한 제조산업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유럽 및 영국은 국가간 전자상거래가 이미 보편화되어 있는데 낮은 제조원가, 관세 및 소비세 면제 등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산 상품이 국가간 전자상거래를 통해 대규모로 유입되면서 역내 중소기업 및 유통채널이 붕괴되는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미국 역시 의회 내 중국특별위원회를 중심으로 중국산 상품의 전자상거래 수입에 대한 규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은 800달러인 반면 중국은 7달러에 불과한 관세 부과 최저 한도의 불균형 문제 해소,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 검토,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상품, 위조품 및 가품, 위해물품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추가 등 다양한 형태의 규제가 검토되고 있는 것이다. 현행 체계에서의 국가간 전자상거래가 기존의 국가간 무역 대비 불공정한 부분들이 있는지 면밀히 파악하고 자국 내 산업 생태계가 붕괴되지 않도록 국가간 전자상거래 체계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자유무역을 통해 성장해 온 우리의 입장에서 단순히 시장을 보호하기 위해 상품 통관을 규제하거나 해외 쇼핑앱의 국내 시장 진출을 막는 규제 방식은 장기적 측면에서 좋은 선택이 되긴 어렵다. 더욱이 양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하는 제조업 기반, 대규모 물류 인프라 투자 및 고도화된 IT 서비스 운영 역량을 갖춘 해외 쇼핑앱들의 경쟁력은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을 통해 시장을 성장시키고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해외 판로 개척이 어려운 국내 중소 중견 브랜드들의 경우 국가간 전자상거래 서비스가 고도화될 경우 해외 진출의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라면 전세계적인 물류 인프라 고도화와 맞물려 주요 해외 시장으로 빠르게 제품을 수출하는 것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한 경쟁과 산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국가간 전자상거래 관련 제도와 인프라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 및 정상화 노력은 필요하다. 첨단 기술을 활용한 통관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신속하면서도 정확하게 가품과 위해물품을 확인하여 국내 유입을 막아야 하고 주요 해외 쇼핑앱들과의 데이터 연계를 통해 판매 단계에서부터 해당 상품의 정확한 정보 및 가격 확인이 필요하다. 상품 포장 단계에서부터 정보를 파악하여 가격 왜곡, 위조 및 위해물품 반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통관 시스템과 해외 물류 서비스와의 연계 역시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 통관 시스템과 연계되어 인증된 전자상거래 및 물류서비스에 대해서만 통관 간소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 가능할 것이다.

또한, De Minimis 규정 적용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미국 시장에서의 데이터 분석 결과 국가간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입되는 상품의 상당 부분을 소수의 초대규모 셀러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초대규모 셀러들은 상품 가격을 통제하고 왜곡하면서 시장의 불균형과 불공정을 만들어내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이에 따라 자유로운 무역과 소비자 권익을 위해 기존의 관세 면제 최저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되 셀러의 거래 규모에 따라 일정 수준 이상의 셀러에 대해서는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장 왜곡을 막으려는 아이디어가 제안되고 있다.

대규모로 상품을 판매하는 해외 쇼핑 서비스의 경우에는 국내 물류 인프라 투자 및 물류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 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해당 상품의 경우 기존의 일반적 방식의 무역 거래 방식을 통해 상품을 수입하고 부가세 및 관세를 부과하여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과 공정한 서비스 경쟁이 일어나도록 제도 및 인프라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은 공정한 기반에서 국내 전자상거래 서비스와 해외 쇼핑앱 사이에서 제품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은 물류 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국내 물류 산업의 성장에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와 산업계가 합심하여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독려할 경우 국내 물류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도 연계되어 전체 산업 생태계가 더욱 성장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전세계 어디든 국내 중소 중견 브랜드들의 상품을 신속하고 저렴하게 배송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할 경우 해외 판로 개척 및 수출 확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영향을 고려하여 장기적 안목에서 제도를 정비하고, 국가간 전자상거래 시장 전반의 불균형 및 불공정을 해소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다.